위키와 텍스타일의 단락별 편집기

예전부터 위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텍스타일의 단락별 편집기를 실제로 쓰면서, 이걸 가지고 조금 새로운 형식의 위키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지요. 단순히 구조적인 문서의 작성을 쉽게 하는 것을 떠나, 위키가 갖는 문화적인 장벽을 조금 낮출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단락별 편집기는 각각의 단락을 개체로 취급합니다. 그러므로 각 개체마다 생성자, 생성시간, 편집자, 편집시간 등의 메타 데이터를 담기도 쉽지요. 즉, 단락 별로 히스토리 관리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편집 권한을 다양한 단계로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락을 추가할 수는 있지만 기존 단락을 편집할 수는 없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좀 더 개개인의 콘텐트 저작권을 존중하는 공동집필이 가능하지요. 국내의 여러 위키를 살펴보면 댓글 형식의 내용 추가가 많은데, 이런 콘텐트를 본문으로 녹여낼 수 있을 겁니다.

템플릿을 주어 좀 더 쉽게 내용을 채우도록 도와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여러 형식의 빈 단락들을 place holder 용도로 만들어놓으면, 참여가 더 쉬워질 뿐만 아니라 참여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자극하게 되지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새 페이지를 만들 때 템플릿을 선택하면 주르륵 빈 단락들이 생성되어 이를 채우게 하는 것. 두 번째는 누군가 '여기에 스크린샷이 들어가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고 단락을 만들어 놓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에 스크린샷 이미지를 업로드 하는 경우지요.

이렇게 텍스타일의 단락별 편집기는 위키와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저작도구일 뿐만 아니라, 위키를 좀 더 대중화 할 수 있는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잘 키우면 구글 웨이브에 필적할 만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텍스타일에 버저닝(히스토리 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그걸 끝내고 나면 XE 기반의 위키를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봐야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___^

by enamu | 2009/10/12 20:23 | 트랙백 | 덧글(0)
나의 새 핸드폰: LGT 롤리팝!

절망 끝에서 휴대폰을 바꾸다

'내달폰', '담달폰' 등으로 끊임 없는 떡밥을 던지던 아이폰의 출시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다는 소식에 나는 좌절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일반적인 직장인들에게 좌절은 곧 지름의 계시. 그래, LGT의 개념 인터넷 요금제인 OZ를 경험해보자 하는 생각에 여전히 인기 좋은 피처폰 '롤리팝'으로 바꿨다.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오직 OZ. 그리고 이 글은 OZ 삼총사: 풀브라우징, WAP브라우징(OZ Lite), 그리고 메일에 대한 나의 보고서다.

1. '풀브라우징'의 진실

요즘 나오는 대다수의 휴대폰에는 '풀브라우저'라는 웹 브라우저가 들어있다. 혁신적인 개념의 제품이다. 휴대폰에 들어있는 '풀브라우저'는 더미(dummy) 터미널 같은 소프트웨어이고, (아마도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웹브라우저 서버를 통해 웹을 사용하게 된다. 좀 더 생각하면 알기 쉽게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귀찮아서 패스.

이놈의 장점은 웹 페이지 렌더링 호환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거다. 심지어 Ajax를 이용한 동적인 페이지 업데이트도 (조금 덜컥거리긴 하지만) 별 문제 없이 해낸다. 와우. 하지만 단점은 세션이나 쿠키 지원을 못한다는 점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쉽게 말해, 매번 로그인을 해야한다. 옵션으로 로그인 정보 자동입력을 지원하지만, 모든 웹사이트와 호환되지는 않는다. 결정적으로 트위터와는 멋지게 쫑난다. 매번 로그인을 해야 한다.

풀브라우저란 녀석은 한 마디로, 일방적인 정보열람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다. 흔히 "웹2.0"이나 "UCC"로 일컬어지는 참여형 웹 서비스와는 궁합이 별로 좋지 않다. 포털 메인이나 뉴스 따위를 보기엔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말이다.

2. 빌어먹을 LION 브라우저

LGT가 제공하는 WAP 브라우저는 LION 브라우저라는 녀석이다. 기존에 쓰던 KTF의 WAP 브라우저보다 훨씬 미려한 페이지 렌더링 실력을 보여준다. 즉, 지원하는 사양이 더 좋아서 화면이 더 예쁘게 표시된다는 거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 LION이라는 녀석은, 유니코드(UTF8)를 지원하지 않는 듯 하다. 해외 서비스의 모바일 페이지에 들어가면 100% 한글이 깨진다.

KTF에서는 잘 쓰던 트위터, 쥐메일, 구글 캘린더 등을 쓸 수가 없다. 뿐인가? 처음에 엄청 버벅댔던 것이, '주소 직접 입력' 메뉴에서, 맨 앞에 직접 'http://'를 입력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한다. 이 정도의 배려라는 것은, 결국 국내 이통사와 포털에서 제공하는 WAP 페이지만 쓰라는 얘기다.

3. 개중 나은 OZ 메일 서비스

OZ에서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이 메일 서비스다. 쥐메일로 메일이 오면 (진짜 PUSH는 아니고, 30분 간격으로 자동으로 PULL해서) 휴대폰에서 알림이 뜬다. 딩동~ 메일 왔어염~ SKT에선 따로 VMware를 써야 하는데, LGT는 OZ에 포함되어 있다. KTF는 방법이 없다. 물론 요금은 데이터 요금제와는 별도다. 계정 하나를 연결할 때마다 월 1,000원이 붙는다. 보낼 때는 한 통에 50원씩. 도둑놈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소비자는 봉이니까.

이메일 전반부에 마침표가 들어가면 (예를 들어 namu.lee@mhm.com) 메일을 보낼 수가 없다. 이건 OZ 메일 문제가 아니라 LGT의 전화번호부 문제다. 메일을 쓸 때마다 수동으로 입력하면 보낼 수 있다. 덕분에 트윗픽(twitpic)처럼 포스팅용 이메일 주소를 자동생성해 제공하는 서비스 중 다수를 쓸 수 없다. 그 뿐이랴. 역시 기본 인코딩이 유니코드가 아닌 알 수 없는 인코딩인 관계로, 해외 서비스/소프트웨어에 모바일 포스팅을 할 수 없다.

국내 모바일 사용의 한계

이 글의 요점은 그래서 LGT가 꼬졌다느니, 롤리팝을 사지 말라느니 이런 게 아니다. 대다수의 국내 휴대폰이 비슷한 사정일 것이다. LGT의 OZ라는 요금제는 분명히 너무나도 훌륭한 요금제다. 하지만 그 OZ를 사용하기 위한 '풀브라우저'나 WAP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웹"의 한계가 너무나도 지엽적이고 폐쇄적이다.

그러나 여기에 불만을 표명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이 점이 내가 공유하고 싶은 부분이다. 모바일을 기존의 독점구조를 깰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즉, 여전히 네이버나 다음, 또는 싸이월드만 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새로운 세대의 모바일 인터넷이 갖는 새로운 가능성을 욕망하지 않는다. 익숙한 PC 인터넷 환경에 비슷하면 그걸로 장땡이다.

앱스토어라는 모델이야말로 이런 보수적인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욕망과 경험을 부추기는 훌륭한 모델이다. 이것이 LGT 롤리팝을 일 주일 남짓 쓰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by enamu | 2009/10/12 18:47 | 나른한 잡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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